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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0 00:28
새해 에노시마 해돋이 + 쇼난 여행기 1
https://gallog.dcinside.com/classify7005
아직 일본에 있어서 글 쓰는데 제약이 많아서 그냥 고닉 팠습니다. 그럼 이건 제 영광스런 첫 글이 되겠네요. 그럼 사족은 여기서 끝내고
여기서 마저 이어집니다. 생각해보니 깜빡하고 안올린게 몇 개 있었는데 일단은


결속밴드의 라이브하우스 스타리의 모티브인 쉘터. 입구쪽은 출입 금지라 팔만 뻗어서 찍음. 라이브를 보러온거면 들어갈 수 있다는데 이 날의 라이브는 아쉽게도 연말이라 그런지 매진상태라 실패

바로 건너편에는 료버지가 맛있게 먹고 봇치한테 계산을 떠넘긴 카레집 46ma가 있다. 이것도 먹고 싶긴 했는데 마침 브레이크타임이 걸려있기도 했고 스케줄이 안맞아서 못먹었다. 다음에는 꼭 와야지


일몰시간대 맞춰서 이동한 시부야스카이
14층에서 티켓을 보여주고 옥상으로 이동했는데 카메라나 가방같은 날아갈 수 있는 물건들은 밑의 층에서 보관해야한다. 그리고 후지산 방항에 높은 건물도 없어서 시야 확보도 잘 되니 도쿄 왔으면 한번쯤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한다. 근데 문제는 연말이라고 식당들 줄줄이 닫아서 결국 저녁 굶음


대충 숙소에서 홍백가합전이랑 재야의 종 시청하고 1시간 잤다. 왜 그랬는가? 때는 여행을 처음 계획하던 3개월 전으로 되돌아간다
코미케에 맞춰서 연말 연초 여행 일정을 짜게 되고 뭘 해야하는가 고민을 하던 시기. 태어나서 처음으로 외국에서 새해를 보내게 됐는데 일본에서 새해 하면 역시 하츠모데(신사 참배) 아니겠는가. 처음엔 아사쿠사나 메이지 신궁 가야지 생각하고 이참에 해돋이도 하자 하고 계획을 짜게 되는데... 후보지를 고민하던중 문득 장면 하나가 떠올랐다

맨정신 히로이가 처음 나오게 된 에피소드였다! 분명 저 에피소드도 내용은 에노시마로 해돋이를 보러가는 이야기였고 봇붕이로써 에노시마 어차피 갈건데 훨씬 더 의미있게 저 때 가는게 어떨까 생각을 하게 된다

생각나는 김에 바로 검색. 일출은 새벽 6시 51분. 봇치네가 왜 차를 타고 에노시마를 갔는지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나는 히로이처럼 차를 끌고갈 수 있는게 아니니 다른 방도를 강구하게 된다. 역시 가장 먼저 생각나는건 기차

이 당시 숙소로 생각하고 있었던 신바시역 출발 기준 6시 24분 도착. 이렇게 되면 에노시마에 도착하면 일출까지 30분도 안남으므로 뭔가 시간이 애매하다. 다른 방법은 없는가? 좀 더 남쪽으로 기준을 잡아보자. 하마마쓰? 탈락 타마치? 탈락 아예 요코하마로 숙소를 잡을까? 하지만 이러면 코미케를 가지 못하게 되니 탈락.

그러다 찾게된게 시나가와! 코미케가 열리는 오다이바와의 거리도 나쁘지 않고 요코하마를 비롯한 남쪽으로 여행을 다녀오기 안성맞춤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숙소도 시나가와로 결정!
그런데 막상 이쪽 린카이선은 토요스발 유리카모메에 비해 도착시간이 30분 느려서 택시가 나은데 택시 탈 사람 모으기도 쉽지 않았어서 만약 코미케를 갈 봇붕이들이 있으면 아키하바라쪽에서 자는 걸 추천한다. 거기가 사람 더 많아서 재밌기도 하고 오다이바 왕래도 나쁘지 않다. 나도 다음 코미케는 아키하바라나 오다이바에 숙소 잡을 듯

계획 수립 자체는 그럴싸했다. 하지만 가장 예상 못한 문제가 있었으니...

코미케 + 시모키타자와 성지순례로 인한 강행군 ㅋㅋㅋㅋ 4일동안 90키로를 싸돌아다녔다. 거기에 아 재야의 종은 보고 자야지 생각에 취침시간 1시간으로 칼질. 하지만 봇치에 대한 사랑이 있다면 이정도야 아무렇지도 않다! 그래서 그런지 3시에 기적적으로 기상하고 도카이도 본선 타러 시나가와역으로 이동


새벽 4시에 역을 들어가니 엥? 사람들이 이만큼 있다고?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새벽 4시에 사람들이 이 만큼이나 기차를 타러 올리가...

있었다. 아니 새벽 4시 기차에 사람들이 이만큼이나 탄다는 거에 당황했음. 그래도 설마 이 사람들이 다 에노시마역으로 가려는건 아니겠지?란 생각과 함께 4시 35분에 기차가 출발했다. 여유로울줄 알고 앉아서 자려던 계획은 실패. 우선은 후지사와역으로 가야한다


열차는 빠르게 요코하마를 통과해 후지사와역에 도착. 내가 운좋게 나가는 문쪽에 있었어서 먼저 나왔는데 내 뒤로 우르르 사람들이 다 튀어나온다. 이 사람들도 에노시마를 가려는게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후지사와에서 810엔짜리 에노시마, 가마쿠라 패스를 사려던 내 계획도 시간이 너무 일러서 + 다음 열차 타는 게 마음이 급해서 실패. 어쨌든 에노시마를 가기 위해선 이곳 후지사와에서 오다큐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근데 아니나 다를까, 도카이도 본선에 이어서 오다큐 선에서도 닭장 체험을 하게되고 몇분의 주행 끝에 5시 반에 카타세 에노시마역에 도착. 사람들이 쏟아져나온다


항상 성지순례글에 올라오는 카타세 에노시마역 입구. 근데 생각해보니 날이 밝았을 때도 찍었어야 했는데 그땐 다른 길로 가야해서 깜빡함


역을 나와서 본 광경은 사람의 파도랑 저기 에노시마로 가는 길을 틀어막는 수많은 차들. 무슨 여의도 불꽃놀이에서나 보던 광경을 여기서 또 볼줄은 몰랐다. 새벽 외딴곳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건지... 하지만 그것과 함께 이 정도면 새해 에노시마는 얼마나 맛집인 거지 생각하고 기대감과 하게 섬으로 향하게 된다


아직 새벽이라 그런지 밤바다가 진짜 조용하다. 그리고 에노시마에 도착하니 보이는 섬의 입구에 몰려든 사람들과 벌써 장사를 시작하는 몇몇 가게들.
그거랑 별개로 새해 에노시마가 진짜 현지인 픽이라 느껴진게 이때까지 도쿄 곳곳을 갈때 한번 쯤은 들렸던 그 흔한 중국어가 여기선 한마디도 안들리고 일본어밖에 안들렸다. 난 운좋게 에노시마에서 한국인 봇붕이분을 만나 동행했는데 대화를 할 때마다 몇 번 주변의 일본인들이 쳐다보더라

일단 에노시마 해돋이 후보로 넣어둔 곳 중 하나는 일단 키타도 말했던 히가시야마 해안. 하지만 여기 말고 다른 명소가 있을 수도 있으니 일단은 와서 직접 찾아보자는 게 에노시마에 일출보다 1시간 넘게 일찍 도착한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러므로 일단 에노시마 안으로 돌격
에노시마는 섬이 산처럼 솟아있어서 위쪽에 신사가 위치해있기도 하고 높은곳이 더 잘보이는게 상식이니까. 올라갔더니 신사가 위치해있다. 그리고 참배를 하고 오미쿠지를 뽑기도 하는데 어차피 해돋이 보고 또 올거니 일단 패스. 아, 에스컬레이터는 8시부터 운영해서 이때 못타봤다.


같이 오신 분 말로는 원래 신사에 봇치 그림이 꽤 있었는데 그 사이에 한번 갈아버린 거 같다고 한다. 그래서 아쉽긴 했는데 그나마 봇치 그림 2개 건짐

에스컬레이터는 정상까지 총 3단계의 구단이 있다는데 1단계인 신사에서 2단계로 가는길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아마 핵심 스팟인거 같은데 확실히 높이가 있다보니 시야 확보가 좋긴 했다.
하지만 여기는 사진에서 보다시피 앞을 이미 사람들이 점거하고 있기도 했고 자신 주변이 다 사람이 서있어 공간확보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사진을 찍는것도 주변에 생각보다 풀숲이 많아서 시야를 방해할 요소가 많았고 주변에 가로등도 있어 빛이 카메라 렌즈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여러모로 애로사항이 좀 있는 곳이다. 그래서 일단 정상까지 올라가보기로 하고 여긴 보류

섬 정상까지 올라가봤는데 여기도 풀숲이 앞을 다 가려 높이의 이점이 전혀 살 수 없었다. 섬중에선 아까 그 스팟이 가장 좋았던 거 같다. 이건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에 또 찍은거. 그렇다고 여길 선택하기엔 아까 상술했던 단점들이 마음에 걸리기도 했고 기왕 성지순례를 왔으면 역시 결속밴드 멤버들이 해돋이를 봤던 그 히가시야마 해변에서 보는 게 맞단 생각에 거기로 가기로 했다. 그리고 조사를 했을 때 진짜로 거기가 에노시마 해돋이 명소 1번으로 나오기도 했고.
그래서 에노시마를 다시 내려가 해변으로 향한게 오전 6시 15분. 일출까지 남은 시간은 약 35분

내려가는길에 아까는 문을 닫았던 문어전병 가게가 슬슬 불을 키고 있었다. 하지만 해돋이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고 여기도 이따 먹어보러 또 올거니 일단 패스


섬을 내려오니 아까와 달리 하늘이 슬슬 밝아지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같이오신 분이 이거 인증샷 찍으러 가져오셨다고 해서 나도 잠깐 받아서 슬쩍 찍어봄.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일출 20분을 남기고 히가시야마 해안에 도착
사람들 진짜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새해 새벽부터 이런 곳까지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올줄은 몰랐는데. 그만큼 유명한 곳인가 싶어서 들떴다. 근데 이게 어떻게 숨겨진 명소고 의외로 한산하단거지 ㅋㅋㅋㅋ
키타랑 니지카가 날 속였구나
그래서 이미 사람들이 많이 앞자리를 차지해서 어떡하지 고민했는데 자세히 보니 에노시마역에서 섬 방향으로 갈수록 해변의 사람들의 벽이 얊아진단 사실을 깨닫고 그쪽으로 이동


이쪽은 앞의 사람이 한명 꼴로밖에 없었는데 그나마도 앞쪽에 있는게 키 작은 꼬마애라서 시야 확보에 문제가 없었다. 일출을 기다리는데 저 멀리 보이는 막 잠에서 깬 솔개떼들

일출 시간인 6시 51분이 돼도 해가 보이진 않았는데 아마 정면이 수평선이 아니라 능선이 조금 있어서 그런듯. 나중에 갈 사람은 참고하세요

하지만 2~3분정도 지나 뭔가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생애 처음으로 해돋이를 보는데 성공했다! 새벽부터 1시간 자고 여기까지 와서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아서 살짝 힘들긴 했었지만 이 광경을 볼 수 있어서 보람찼고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올해는 꼭 봇치 2기가 나오길 빌며 소원을...


그리고 여기 온 또 다른 목적의 달성을 위해 집에서 일본까지 챙겨온 드럼스틱을 꺼내고 니지카의 바닷가 장면 찍기. 함께 온 분이 최대한 그 장면 의식하고 잘 찍어주셨다. 이제 다시보니 좀만 더 앞으로 가서 찍을걸 그랬나 싶네. 그리고 드럼스틱을 잡는 각도도 더 수직에 가깝게 하는 게 원작 고증이었다. 어찌됐든 올해 최고의 첫단추를 끼운게 아닌가 싶다. 내년에도 되면 또 오고싶다
함께 오신 분들은 비행기 시간이 급해서 바로 가나자와 핫케이 들렀다 도쿄로 돌아가신다 하셔서 아쉽게 여기서 헤어지게 됐고 나도 에노시마 성지순례를 마저 하러 다시 섬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쓰다보니 내용이 너무 길어져서 나머지는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