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할배가 들려주는 명일방주 인권캐의 역사(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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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신년이 찾아온 22년 1월, 명일방주 서비스 2주년이 코앞까지 다가온 시기
원래 주년 이벤트가 가까워지면 유저들은 기대와 설렘에 젖기 마련이지만, 당시 독타들은 그다지 축제를 즐길 기분이 아니었음
록라도 없던 그 시절 명일방주는 메인스를 다 밀고나면 가끔 찾아오는 협약 외에는 할게 아무것도 없었고, 지루한 이벤 복각의 반복으로 독타들은 점점 진이 빠져가고 있었음
거기다 처음엔 6개월 텀으로 여유롭게 나오던 한정가챠가 21년 중반부터 갑자기 급속도로 휘몰아치기 시작했고 ( 21년 7월 시 한정 -> 8월 레식 애쉬 한정 -> 10월 보카디 한정 ), 점점 돈미짱으로 진화하는 듯한 해묘의 모습에 유저들의 민심은 자연스럽게 악화되고 있었음
점점 지쳐가는 유저들과 나빠지는 민심, 2주년을 맞은 명일방주에겐 그림을 반전시킬 카드가 절실한 상황
그래도 유저들은 ' 지금껏 해묘가 해온 게 있는데 2주년에는 뭐라도 보여주겠지 ' 하며 내심 주년 이벤트에 대한 기대를 품었음
그렇게 열린 2주년, 독타들의 눈앞에는 믿을 수 없는 현실이 펼쳐지게 되는데...
지옥같은 한정러쉬에 너덜너덜해진 상태였던 독타들을 맞이한 것은 바로 새로운 신규 한정캐, 수영복을 입고 돌아온 첸 더 홀룽데이, 약칭 수첸이었음
2주년이 오픈되고 수첸이 공개되자 시한폭탄과도 같았던 독타들의 분노는 결국 폭발하고 말았는데, 당시 독타들이 폭발한 이유는 다음과 같았음
< 처참한 일러 퀄리티 >
- 서브컬쳐 게임 수영복 한정여캐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얼굴 일러, 어색하기 그지없는 인체비율, 그리고 그 얼굴과 비율로 시전하는 ' 골반 튕기기 ' 모션, 엿가락마냥 뻣뻣한 머리카락 라투디
한정러쉬로 말이 한참 나오던 시점에 또다시 한정 타이틀을 거창하게 달고 등장한 수첸의 일러 퀄리티는 그야말로 최악이었음
( 첫 공개 당시 충격받은 독타들의 반응. 어떻게든 비율을 수정해보려는 자, 포샵으로 근본 일러 관광객 C 복장을 입혀보려는 자, 정줄을 놓고 데칼코마니를 만드는 자 등등 다양한 군상들을 만날 수 있었음 )
< 미쳐버린 한정 텀 >
- 21년 7월 시 가챠부터 22년 1월 수첸 가챠까지 당시 독타들은 한두달에 한번 꼴로 한정 가챠에 매달리는 미친 일정을 소화해야 했음
이전에 비해 너무도 매워지는 가챠에 이 당시 지갑도 마음도 지쳐 로도스를 떠난 독타들이 한둘이 아니었음
< 캐릭터 자체의 무근본력 >
- 첸 자체는 스토리 근본 오퍼긴 하지만, 별다른 서사도 없이 그저 놀러 갔다가 쥔 물총이 스토리에서 꾸준히 빌드업되었던 첸의 명검 적소를 그냥 젓가락으로 만들어버리는 화력을 뽐내자 기시감을 느낀 유저들이 적지 않았음
당장 앞서 나온 스카디 이격캐 보카디는 해사와 관련된 디테일한 IF 설정 등 신경쓴 스토리라인이 존재했기에, 유저 입장에서는 (일러든 서사든) 캐릭터 제작에 쏟은 정성이 더욱 비교가 될수밖에 없었던 실정
< 그럼에도 너무나 압도적이었던 성능 >
- 하지만 이토록 거부감을 느낄 요소들이 한가득이었음에도, 수첸은 거른다는 선택지가 없었을만큼 그야말로 미친 성능을 자랑했음
일러퀄은 최악, 한정텀은 불지옥에 캐릭마저 무근본이었지만, 당시 딜러 인플레를 새로 쓴 가히 압도적인 수준의 광역 화력 앞에서 독타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수첸을 뽑아야만 했던 것
결국 중섭에선 우리 게임이 대체 어쩌다 이렇게 되었냐며 눈물을 흘리는 유저들의 영상이 비리비리를 탔고, 분노가 극에 달한 일부 중국 유저들은 본사에 영수증 테러까지 시전하기에 이름
당시 유저들 사이에선 ' 이제 우리 게임도 그냥 유저 돈 짜내는 데만 관심있는 그저 그런 한정망겜 N호가 되는 것 아니냐 ' 는 두려움까지 일었고, 그래서 게임을 오래 한 독타들 중에는 아직도 수첸만 보면 묘한 PTSD가 떠오르는 이들이 제법 있음
결국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해묘가 수첸 일러 수정 + 음악회 개최 + 역대 최고로 호평받았던 컨텐츠인 로그라이크 상시화 + 근본 중의 근본 니어 이격까지 훌륭한 퀄리티로 출시하면서 민심은 회복을 넘어 다시 해묘 찬양으로 돌아섰고, 그렇게 떡상한 해묘의 민심은 쭉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당시 수첸 사태는 정말 게임을 꽤 크게 뒤흔들었던 사건이었음
( 수첸 일러 수정 전(좌) -> 수정 후(우) )
( 아방가르드한 명곡들이 가득했던 축제, 2022 음악회 등하정영 )
( 첫 상시화 로그라이크 팬텀&크림슨 솔리테어 )
( 뽕맛 넘치는 이벤과 멋진 퀄리티로 대호평이었던 니어 더 래디언트 나이트 )
여튼 이런 외적 소동과는 별개로, 게임 내적으로 보면 수첸은 오픈 초부터 이어지던 가드방주의 거침없는 독주에 제동을 건 오퍼였음
수첸 이후에도 적폐 가드들이 등장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가드들만 주구장창 찍혀나오던 명일방주 인권 라인업이 본격적으로 다양화되기 시작한 기점이 바로 수첸이었던 것
그러나 신년부터 수첸 사태로 시끌시끌했던 것에 대한 반동인지, 22년은 수첸 이후로는 딱히 적폐나 인권급 캐릭이 등장하지 않은 채 상대적으로 얌전한 픽업 일정을 보내며 한해를 마무리하게 됨
( 22년 중하반기에는 ' 링핑피혼언아 ' 로 불리며 고난의 행군 취급을 받았던 가챠 일정이 있긴 했으나, 결국 인권급 캐릭터들의 임팩트나 레벨에는 미치지 못했던 라인업이었음 )
그렇게 해가 바뀐 23년의 봄 3월, 로도스에는 한손엔 검을, 한손엔 신문을 들고 코트를 차려입은 중년 기사 하나가 도착함
그의 이름은 바로 무에나
카시미어 기사 가문인 니어 집안 자매들의 삼촌이자, 적폐 가드의 새 지평을 연 주인공이었음
탄탄한 체급을 바탕으로 적의 어그로를 흡수하는 도발 재능, 그리고 스킬 개방 시 눈앞의 모든 것을 일도양단하는 어마어마한 타점의 황금빛 광역기
은재의 진은참마저 가볍게 능가하는 삼촌의 진금참은 독타들에겐 빛과 감동 그 자체였고, 무에나는 순식간에 게이아님 클럽의 새로운 일원으로 당당히 입성을 완료함
( 게이아님 클럽의 계보. ' 은재형아 빠는건 게이아님 ' 을 시초로 쏜즈와 마운틴을 거쳐 삼촌에 이름 )
이때부터 독타들은 기존 인권캐들보다도 한 레벨 더 우월한 하늘 위의 하늘, 로도스 천외천 삼대장을 묶어 별도로 수수무라 칭했음
그리고 무에나 등장 2달 뒤인 23년 5월, 또다시 명일방주 적폐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이가 나타났으니, 그녀가 바로 텍사스 디 오메르토사, 속칭 특사스였음
싼 코스트에 부담없이 던져대는 처형자 직군으로 실장된 특사스
그러나 처형자 직군이라곤 믿기 힘들 정도의 화력, 3x3구역의 넓은 광역스턴 유틸, 적 처치 시 모든 HP 회복 및 스킬 재발동, 그리고 이 모든 걸 10몇초 남짓한 시간에 재반복할 수 있는 처형자 특유의 극도로 짧은 재배치 시간까지
독타들이 명일방주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순간이 언제인가를 언급할 때면 항상 특사스를 처음 썼을 때가 자주 등판할 정도로, 특사스는 당시 독타들에게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존재였음
수첸이 가드방주의 독식에 제동을 건 저지자였다면, 특사스는 특수방주의 시작을 알린 선봉장이었음
그리고 특사스 출시 4개월 후인 23년 9월, 캡콤의 인기작 몬헌 시리즈와의 콜라보로 등장한 키린 R 야토, 일명 특토까지 사기적 성능의 처형자로 출시되면서 처형자 직군의 주가는 그야말로 하늘까지 치솟았음
마딜캐 특사스와는 차별화되는 물리 폭딜, 그리고 무적 상태의 일직선 지상 대공 복합 타격기는 특토를 특사스와 어깨를 나란히하는 존재로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두 처형자 듀오는 함께 묶여 ' 특특 ' 이라 불리며 23년 내내 박사들의 능지분쇄기로 톡톡한 공헌을 했음
수르트 수첸 무에나를 깔고 대충 특특을 번갈아 던져대고 있으면 그 어떤 고난이도 환경과 전장도 일사천리로 해결이었으니, 수수무특특 5천황의 활약에 독타들의 능지는 날로 낮아져갔음
또 리드 더 플레임섀도우, 일명 힐리드가 출시된 것 역시 이 특사스와 특토 사이인 23년 7월으로, 힐리드는 연쇄 폭발을 통한 압도적인 물량 대응력과 기믹 파훼 능력으로 이듬해인 24년 사미 록라에서 맹활약하며 독타들의 사랑을 듬뿍 받게 됨
여기에 특토 출시 바로 한달 뒤인 23년 10월, 평타 속박과 은신 감지, 공속 탈취 등 엄청난 유틸로 중무장한 뱅가드 적폐 원탑 이네스가 로도스에 합류하며 23년도 인권 라인업의 마지막 대미를 장식했음
* 24년부터는 명일방주로 치면 현대사 느낌이고 애초에 글쓴 의도가 옛날 인권 오퍼들 역사를 다루는 추억팔이라서, 이쪽은 간략하게만 요약하고 넘어감
수수무특특 이후로는 워낙 각자 위치에서 걸출한 성능을 뽐낸 오퍼들이 많아지다 보니, 오퍼 줄임말 모음도 너무 길어지고 따로 정립된 용어도 없는 실정
아래는 24년 1월부터 11월 말 현재까지 올 한해 동안 성능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오퍼들 라인업으로, 확실히 가드방주가 지배하던 과거에 비해 직군들이 매우 다채로워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음
( 힐이야, 티폰, 데겐블레허, 슈, 엘라, 아스카론, 위셔델, 로고스 )
현재 천외천 라인은 명일방주 딜러 인플레의 새 시대를 연 위셔델이 홀로 군림하고 있는 가운데, 그 아래에 23년도 중후반 ~ 24년도에 출시된 다양한 직군의 고성능 캐릭들이 적폐 라인업을 형성하고 있는 상태
오픈할배가 추억 되새길 겸 올려봤던 저번 상편을 명붕이들이 상상 이상으로 재밌게 봐줘서 너무 기뻤읍니다
덕분에 하편도 짬짬이 신경써서 준비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음 ㅋㅋㅋ
부족한 필력이지만 하편도 명붕이들이 재밌게 봐주었기를 희망하며 여기서 이만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