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 사마르칸트/키노이에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117?search_type=member_srl&search_key=10696
집에서 멀어서 잘 가지 않는 동네 '동대문', 조촐한 모임이 있었는데 선배가 '중앙아시아 음식'이 먹고 싶다고 하시어 가게 되었습니다.
일정 상 어쩔 수 없이 자차로 이동했는데, 다행히 바로 주변에 저렴한 카카오T주차장이 있어서 주차하고 도보로 이동합니다.
와, 여기도 딴세상이네요.
한국가게보다도 우즈벡, 몽골 쪽 가게가 많고, 행인들도 한국사람보다는 그쪽 나라 외국인이 더 많았습니다.
몇 개 알아보고 온 집이 있었는데, 화요일 휴무인 집도 많고 주류가 금지된 집도 많아서 당황했는데.
여기는 편의점에서 주류 사다 먹으면 된다고 해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가게 이름이 다 '사마르칸트'인데, 여긴 정확하게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가 상호입니다.
'빵속에고기'라는 이름으로 많이 판매되는 삼사(개당 4,000원)
역한 냄새 없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프러프(11,000원)
얼핏 볶음밥에 양고기를 올려준 느낌인데, 최약체 메뉴. 그냥 그랬습니다.
양고기 샤슬릭(꼬치당 7,900원)
겉에는 좀 오버쿡이고 속은 살짝 덜 익어서, 이게 의도한건지 조리실수인지는 모르겠지만...호불호의 영역이네요.
전 부드러워서 맛있게 먹었는데, 일행 중에는 너무 덜 익어서 먹기 힘들어하시는 분도 계셨어요.
이 쪽 음식하면 빠질 수 없는 당근김치, 가격은 잘 기억 안나는데 5,000원 정도 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안산에 본가가 고려인들에게 점령(?)당한 동네인데요. (부모님 건물에 부모님만 한국인이고, 세입자 전원 고려인)
그러다보니 안산에서 종종 우즈벡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었던 터라, 별 거부감 없었습니다.
오히려 못먹어본 독특한 메뉴를 먹어보고 싶었으나, 주변의 만류로 결국 고만고만하게 먹었네요.
안산에 있는 우즈벡 국적의 이주노동자들은 '고려인'으로 알고있는데, '고려인=우즈벡사람' 인지는 모르겠네요. 어쨋든 음식은 똑같았습니다.
원래 2차는 몽골음식점 가려고 했는데, 일행 중 한분이 더 이상 중앙아시아 음식은 싫다고 하셔서...
지도앱 보다가 찾아온 키노우에 입니다.
동네도 음습하고 길거리에 사람도 없는데, 뭔가 문 열고 들어가니 소위 말하는 MZ의 에너지가 느껴져서 신기했습니다.
(사전적 의미로는 저도 MZ지만...뭐 크롭티 입고 배 시원하게 내놓고, 탑 입어서 어깨 시원하게 내놓은 그런 분들이 많았다 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오꼬노미야끼와 오뎅으로 구성된 시그니처셋트(2인, 34,000원)으로 주문 했습니다.
맛이 없었냐하면 그건 아닌데, 이런저런 경험 많이 해 본 아재들끼리 가니까 투덜거림이 많았네요.
우선 어딜봐도 '오꼬노미야끼'라고 기재되어있는데 야끼소바였습니다.
야끼소바같은 오꼬노미야끼의 종류도 있다면, '우리 가게 오꼬노미야끼는 늬들이 흔히 알고 있는 빈대떡이 아닙니다'라고 알려줘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오뎅메뉴에 한글로 '무', 일본어로 '다이콘'이라고 적혀있어서, '오! 다이콘 맛있지' 하면서 주문했는데, 그냥 한국 무 였음...심지어 덜 익음.
블로그 리뷰 보면, 애들은 엄청 찬양하는 집인 것 같은데.
아재들 시점에서는 물음표가 생기는 그런 집이었습니다